구조되는 순간 놓친 딸의 손.. 부산 침수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

지난 23일 시간당 최대 80mm가 넘는 폭우로 침수된 부산에서 어머니 A씨는 구조됐으나 딸 B씨는 이날 자정쯤 익수 상태에서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딸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23일 오후 9시 50분쯤 부산역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딸을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부산역으로 기다리고 있었으며, 모녀는 상봉의 기쁨을 잠시 누린 뒤 곧 승용차에 올라탔다.

부산역에서 동래구를 가기 위해 초량 지하차도로 진입한 오후 10시 10분.

지하차도에 진입할 때 승용차 바퀴 2/3정도 높이만 물이 차올랐는데, 지하차도 진입 후 3분가량 지나가 순식간에 승용차 안으로 물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엄청난 양의 물이 승용차에 차오르나 모녀는 겨우 차량 밖으로 탈출했는데, 이미 높이 3.5m 지하차도에 수심 2.5m의 물이 차오른 상태였다.

어머니와 딸은 서로의 손을 꼭 쥐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물 밖으로 먼저 구조했다고 한다.

이 순간 어머니는 딸의 손을 엉겁결에 놓치고 말았고, 딸은 그만 안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구조대에 따르면 수심이 너무 깊고 물살도 매우 세서 수영을 할 줄 알아도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24일 빈소를 지키고 있는 어머니는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앉을 뿐이었고, 조문객이 찾아오면 겨우 일어나 인사를 하곤 했다.

숨진 딸의 동생은 조문 온 친구들을 보고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편 숨진 딸은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3년 전쯤 유명 제약회사에 취업한 재원이라고 한다. 취업 이후 1년에 한두 번 부모님을 뵙기 위해 고향 부산을 찾았다고 해 유족들은 “어쩌다 한번 내려오는데 하필 폭우가 쏟아진 날 와서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침수 사고로 60대 남성과 50대 남성도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현재 부산 동부경찰서는 내사 단계에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이며 배수펌프 정상작동 여부 등 관련 기관을 상대로 조사 후 과실 여부가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